
애틀란타 빛과 소금 한인교회
함께 (박은생 목사)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가이드라인은 "거리두기"였습니다. 서로에게 '거리두기'는 우리들에게서 "함께"라는 단어를 앗아가 버렸습니다. 함께 해야 할 가족들도 함께 하지 못하고, 함께 해야 할 직장 동료들이 함께 하지 못하고, 함께 해야 할학생들이 함께 하지 못하고, 무엇보다도 함께 해야 할 성도들이 함께 하지 못하게 해버렸습니다.
2021 년을 시작하면서 '올 해는 언제쯤이 안전하게 함께 할 수 있으려나' 기대감 속에서 시작했지만 여전히 현실은 우리들이 함께 하는 것에 큰 부담을 갖게 합니다. 함께 하지 못해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므로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심방을 해야 할 일이 있어도 서로 미안한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자제해야 하고, 처음 교회를 방문하는 분이 있어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때에 새가족반 실로 모셔서 함께 대화하는 것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목회를 하면서 이런 때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교회는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전도하고, 함께 섬기고, 함께 교제하고, 함께 하는 공동체인데 함께 하지 못하니 잃는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소수라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와중에도 우리가 신앙의 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목사가 교회의 모든 일에 함께 하도록 강조를 해도 함께 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지금은 스스로 자발적으로 함께 해서는 안 될 시기이기에 성도들이 교회활동에 함께 하도록 강조할 수 없어 난감합니다. 이 시기를 잘 지나가야할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죽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안되고 무엇을 해야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무슨일을 서둘러 시작해서도 안되고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할 텐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나갈 때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은 함께 하면서 나아가고 그러지 못한 분들은 천천히 자연스럽게 함께 할 때까지 기다려 주면서 이 시기를 잘 극복해 가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활발하게 움직일 수도 없는데 무엇을 실행할 수 있는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괜히 무엇을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되는 것보다는 그냥 기다리면서 때가 왔을 때 함께 일어서야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가 되어서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서둘지 맙시다. 거리두기가 아니라 온 성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때가 오면 자동으로 교회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 때는 함께하지 못하는 성도들도 함께 할수 있을것이고, 함께 만나 교제 할수도 있을것이고, 함께 섬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때를 인내하며 기다리는 훈련 중이심을 기억하면서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림에 성숙한 모습을 보입시다.